국제 언어학 올림피아드를 참가한 것은 인생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쉽게 수상하지 못했지만 2023 반스코 국제 언어학 올림피아드에서 대한민국 참가자들이 개인전 금1 은1 동1 장려1 단체전 장려1과 같이 좋은 성적을 내준 것이 그나마 뿌듯했습니다. 불가리아 현지에 와서 외국 친구들도 만나고 놀기도 하고 대한민국 참가자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어서 좋았고 문화탐방을 하면서 좋은 여행이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이러한 큰 대회에 참여해보고 ‘언어학’이라는 학문을 맛보면서 느꼈던 점을 저는 생각해보았고 이 글에 제가 어떻게 국제 언어학 올림피아드에 참여하기까지 왔고 언어학 올림피아드에 대한 제 생각을 담아보았습니다.
언어학 올림피아드를 알게 된 것은 2022년 여름방학에 우연히 ‘향문천’ 유튜버의 언어학 올림피아드 영상에서였습니다. 그리고 한국언어학올림피아드 자료실에 가서 연습문제를 풀어보았고 퍼즐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으면서 사전지식 없이도 풀렸습니다. 게다가 난이도도 다양해서 입맛에 맞게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언어’에 대해서 조금 관심을 가졌고 언어학 올림피아드에도 관심을 가져 한국언어학올림피아드 시험을 보고 장려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후 이듬해 4월 아시아태평양언어학올림피아드를 보았다. 시험을 보기 전 학교 시험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열심히 기출문제를 풀었습니다. 그럼에도 시험을 본 직후에는 국가대표 8인에 들 가망성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4월 23일 일요일 아침에 선발이 된 것 같은(?) 문자를 받았고 아주 기쁜 목소리로 엄마를 불렀습니다. 평소에 부모님께서는 일요일마다 항상 교회를 가시지만 나는 아주 가끔 갑니다. 그날에는 부모님을 따라 교회에 갔고 국제 언어학 올림피아드 참가에 대해 큰 축하를 받았습니다.
솔직히 이때야 언어학 올림피아드를 알게 된 게 많이 아쉬웠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어 바쁘기도 하고 언어학 올림피아드에 쓸 시간이 많이 없기도 하고 옛날부터 알았다면 언어학 올림피아드에 많이 참여해보고 점차 실력을 쌓아 결국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런 점이 큰 아쉬움으로 남아 저는 다른 누군가는 저의 후회를 또다시 겪는 것을 막기 위해 이 대회를 주위에 많이 알리고자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친구들한테 이런 대회를 소개하거나 언어학 동아리를 개설하는 등 이 대회를 최대한 퍼드렸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막상 참여하는 친구들은 많이 없었습니다. 언어학 올림피아드가 이름부터 ‘언어학’을 담고 있어 문과적인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고 그렇지 않더라도 머리 좋은 사람들의 영역으로 취급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언어학 올림피아드가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언어학 올림피아드의 모호함 때문도 언어학 올림피아드 참여율 저조에 이바지할 것입니다.
이런 점을 당장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저는 점차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사실 한국 언어학 올림피아드가 생긴지 생각보다 얼마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참여율이 아직 적은 것일 수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율도 어느 정도 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놓입니다. 그래도 좀 더 언어학 올림피아드가 널리 알려지고 언어학 올림피아드 관련 대회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국제 언어학 올림피아드 참가 수기에 갔다온 느낀 점 보다 다른 말을 더 많이 쓴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도 이런 기회를 갖게 하고 싶어 언어학 올림피아드가 널리 퍼졌으면 하는 소망을 담아보았습니다. 언어학 올림피아드가 사전지식 없이도 풀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고 너도 나도 언어학 올림피아드에 도전해보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23년 10월 1일
작성 | 김재현
– _____ 재학
– IOL 2023 Bansko 국가대표
– APLO 2022 _____, KLO 2023/24 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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